2008. 12. 17. 08:28

나의 무선 통신의 역사 2; 발신 전용 씨티폰

어떻게 입수하게 되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, 대학원 석사 1년차 때였던가, 내게 씨티폰이 생겼다. 친구가 안쓰는 걸 샀었던가? 이제 삐삐와 함께 나도 나름의 양방향 통신이 가능하게 되었던 것이다.

2. 시티폰

 

시티폰은 CT-2라는 프로토콜을 지원하는 발신 전용 무선폰으로, 기지국과의 반경 100 미터 거리에서 발신 가능하다. (참고로 900 MHz무선 집전화는 CT-1)

삐삐만 갖고 있던 내게 시티폰은, 삐삐로 수신된 음성을 확인하거나 발신자에게 전화를 할 수 있는 손쉬운 수단이 되었다. 시티폰의 사용 요금은 당시 공중전화 수준이어서, 몇몇 친구가 갖고 있는 휴대폰 사용 요금에 비하면 엄청 쌌다. 싼 전화 요금을 나름 자랑으로 생각하고 썼었다.

하지만, 이 씨티폰은 엄청난 단점이 있었으니, 발신 전용폰이라는 것과 기지국과의 통신 가능 거리가 100 미터로 짧다는 것, 그리고, 기지국과 기지국 사이의 거리가 엄청 멀고, 핸드 오버가 안된다는 것~!

- 발신 전용폰인 시티폰은 수신 방법이 필요했는데, 이것은 내가 갖고 있던 삐삐로 해결 가능했다. 하지만, 통화 시 항상 내가 발신해야 했으므로, 결국 통화료는 내가 거의 다 부담한다는 것이 문제였다.

- 당시 시티폰 기지국은 공중 전화 박스에 설치가 되었는데, 이 공중 전화 박스 100 미터 안으로 들어가야 발신이 가능했다. 대학원 연구실은 공중 전화 박스에서 100 미터보다 조금 더 멀었는데, 직선 거리에 방해물이 없어서 아슬아슬 신호를 잡을 수 있었다. 하지만, 연구실 창문 밖으로 상체를 다 내밀어야만 통화 가능했다는...

- 발신을 위해 신호를 찾으려면 기지국을 찾아야하고, 기지국은 공중 전화 박스에 설치되어 있으니, 결국 다른 사람들이 공중 전화 박스를 찾아 전화를 쓰는 거랑 별로 다를 바 없었다. 하지만, 공중 전화 박스에서 전화하려고 줄 선 사람들 옆에서 보란 듯이 시티폰을 꺼내 들고 전화할 때는, 나름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다. ㅋㅋ

- 핸드 오버가 안된다는 것... 이것은 통화 중인 한 기지국에서 다른 기지국으로 통화 끊김 없이 연결을 변경할 수 없다는 것, 결국 이동성이 보장되지 않는다. 공중 전화 박스 옆에서 통화를 시작했으면, 그곳 100 미터를 벗어날 수 없었다. 꼼짝마 였던 것.

LG 입사 교육을 받는 곳에까지 삐삐와 시티폰을 들고 갔었는데, 그곳에서 PCS 휴대폰을 구매하게 되어 더이상 시티폰을 쓸 일이 없어졌다. (사실 한동안은 쓰긴 했다, 싼 발신 통화료 때문에.) 그리고, 아버지의 손으로 들어갔었지 아마?